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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삶의 빛’ 시상

기사승인 2019.04.26  1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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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오전에 있었던 **예술대 졸업식 마지막 순서다. ‘삶의 빛’을 시상하는 시간이다. 이 상은 졸업생들이 앞으로 험난한 예술의 길을 걸어 갈 때 삶의 지표로 삼을 수 있는 졸업 선배 중에서 예술적 성취와 사회적 성취가 뚜렷한 동문을 선정해 시상하는 명예로운 상이다. 그동안 작가 김은숙 신경숙, 연기자 전도연, 영화감독 이명세, 디자이너 이상봉, 연기자 신구 등의 동문이 수상했다.

올해에 실내 디자인을 전공한 김봉진 동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 동문은 ‘배달의 민족’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푸드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이다. 김 동문이 마이크 앞에 서더니 묻는다.“우리 민족이 어떠한 민족입니까?” 모두 웃으면서 큰 소리로 “배달의 민족이요!‘하고 답한다. 김 동문은 말을 이어 나간다.

“저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 국가부도가 나던 해에 두려운 마음으로 사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러면서 두려움이 바로 에너지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게 모든 일의 동기는 두려움으로 가득 찰 때 일어났습니다. 지금 사업이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습니다만 현재 저의 두려움은 두려움이 없어진다는 두려움입니다. 그것이 가장 두렵습니다. 제 좌우명은 ‘이번 고비가 지나면 다음 고비가 온다’입니다. 여러분은 두려움이 에너지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소감 발표가 끝나자 우래와 같은 박수가 터져 온다. 두려운 마음을 갖고 사회에 나가는 졸업생들에게 삶의 진리를 선물해준 것이다. 사회자가 졸업식 종료를 선언한다. 그러자 커다란 유리벽을 가렸던 검은 커튼이 활짝 열리며 찬란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천장에서는 형형색색의 꽃비가 내린다. 교수님들은 양쪽에 서서 퇴장하는 졸업생들을 일일이 안아준다. 환한 햇빛 속으로 씩씩하게 걸어 나가는 졸업생들의 뒷모습이 당당해 보인다.

박천규 전 대전MBC 상무

목요언론인클럽 webmaster@mokyocl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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