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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물어 찾아 왔소..'

기사승인 2021.12.30  15: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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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인생사에 누구나 18번 애창곡이 있다. 내가 즐겨 부르는 가요는 여럿 되지만 그중 70년대 초 유행했던 나훈아의 ‘물어물어 찾아왔오..’를 제1번으로 꼽는다. 망년회가 한창인 이맘때면 친구 지인들과 어울려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한 곡조 뽑는다.

나훈아

물어물어 찾아왔소 그님이 계시는곳 / 차거운 밤바람은 몰아치는데 / 그 님은 보이지 않네  / 저달 보고 물어본다 / 님계신 곳을 / 울며불며 찾아봐도 그님은 간곳이 없네 ...

 차거운 밤 바람, 저달보고 물어보고 찾는 그 님, 첫 사랑 추억, 아니면 평소 이루지 못한 염원을 생각한 것일까. 이 노래를 부르고 나면 답답한 마음이 위로를 받는다.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가요를 부르고 즐기는 것이리라.  
이 가요는 내가 중학교 시절에 유행했던 가요다. 모두가 가난했던 때였다. 운동장 조회시간이면 친구의 교복에 하얀 이가 설설 기어가는 것이 보였다. 이를 잡는다고 독한 살충제약을 옷이나 머리에 바르고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교장선생님 훈화시간이 길어지면 일사병을 견디지 못한 학생들이 픽픽 자리에 주저앉았다. 영양이 부족한 친구들은 얼굴에 하얗게 버짐이 폈다.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 친구들은 학교 뒷동산에 올라가 시간을 때우고 허기진 배를 수돗물로 채웠다. 빛바랜 학생복을 입고 지나가는 예쁜 중학교 소녀들을 만나면 얼굴이 빨개지던 때였다.

이 시기 한창 유행했던 이 노래를 배워 나훈아를 흉내 냈다. 공부를 하다가도 길을 가다가도 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우리 민족은 본래 노래를 사랑한 민족이었다고 한다. 옛 기록을 보면 가을에 추수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하늘에 제사지내고 술과 춤과 노래로 즐겼다는 것이다.
그 풍류가 수천년 지금까지 연면히 내려오는 것이다. 이런 저력이 세계 음악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인기 그룹BTS를 탄생시킨 것이 아닐까. TV를 보면 6~9세 천재 어린아이들이 기성가수 뺨치는 노래실력으로 혀를 내두르게 한다.
아마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노래방이 많은 숫자를 기록한 나라도 드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인구가 얼마 안 되는 시골 면지역에도 노래방이 있다. 역시 풍류를 사랑하는 민족의 풍속도다.
 
내 고향 서산은 삼국시대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문화를 향유하고 살았던 백제 땅이었다. 중국 대륙으로부터 문화를 제일 먼저 받은 관문이었기 때문이다.
운산면 국보 제84호 백제마애삼존불은 최고의 아름다운 미소를 지니고 있어 유명하다, 일본인들이 가장 감동을 받는 부처님이다. 중등학교 학생들이 제일먼저 수학여행지로 꼽는 곳이다.
서산시 부성은 당나라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고운 최치원 선생이 태수로 있던 유적이 있다. 보원사지는 신라시대 대 사찰이었으며 귀중한 문화유산이 많이 있다.
고향 서산의 아름다운 산수와 문화유산이 더욱 빛을 보는 그런 2022년이 됐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차가운 밤 하늘, 그 님이 계시는 곳 물어본다’. 바로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희망’이 불쑥 나타났으면 하는 기대로 새해를 연다.  

 

 

한평용(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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